“그들만의 축제가 아닙니다. 비장애인들의 체육대회처럼 박진감이 넘치거나 열띤 응원은 없지만 장애인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어느 대회보다 큰 울림으로 체육관을 뒤흔들고도 남습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진주. 언론의 화려한 조명이나 관중들의 갈채는 없지만 장애인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는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세간의 무관심속에서도 한계를 극복한 이들의 아름다운 화합과 희망의 경기를 관람하는 소수의 관객들은“매 경기가 너무나 감동적인 한편의 드라마”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19일 오후, 육상트랙 남녀 1500mT20 타임레이스가 열린 진주 종합경기장.
경기장에는 파란색과 주황색 점퍼를 입은 진행요원들이 경기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경기준비가 끝나고 레이스에 참가할 선수들이 트랙에 섰다.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마지막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하기 까지는 4분~7분 남짓, 남자부 최석열(경기) 선수, 여자부 이유정(울산), 송민경(충북), 박영순(전남) 선수 등 4명이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나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플래시는 모두 가족들의 사진기였고 가장 열정적인 서포터즈들은 자원봉사자들이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장애인 선수들이 얼마나 빠른지는 보지 않고는 모를 것”이라며 “진심으로 감동하며 응원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경기장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18일 하룻동안 전 경기가 열린 게이트볼 경기장에는 공 맞는 소리만이 경기가 진행 중임을 알게 했다. 경기장 근처에 설치해 둔 두개의 간이 천막도 운영위원들이 경기장에 나가 있어 텅 비어 있었다.
간혹 입구 쪽에 자리잡은 게이트볼 용품 상인들과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흥정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휠체어럭비기 한창인 경상대학교 체육관.
특수 휠체어가 맞부딪히며 굉음을 낼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지만 이곳 역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유일한 관람객들이다.
휠체어럭비 경기장에서는 다른 경기장에는 없는 특별한 부스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곳에서는 경기도 성남시 소재의 국내 최고의 스포츠 휠체어 제작 전문회사 ‘휠라인’이 무료로 휠체어 수리를 해주고 있었다. 다른 한 곳에서는 휠체어를 결합해 오토바이처럼 탈 수 있는 전기차 ‘휠체어 비클’을 시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는 못하고 있었다.
취재 중 만난 한 선수 가족은 “장애인 체육대회는 내세울 만한 스타플레이어도 비장애인들의 경기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합도 없어 흥미가 떨어지는게 사실”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장애인 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축제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중 일부는 전국 규모 체육대회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을 꼬집기도 했다.
그들은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사비를 털어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도 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언론에서 많이 소개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한 스포터즈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장애인 체육대회 관람은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산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남은 일정동안 교육당국이 장애인체육대회를 차별의 벽을 허무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배려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텅 비어 있는 관람석
19일 오후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트랙 경기가 열리고 있지만 관중석에는 몇몇 관람객만 있을 뿐 대부분 좌석이 텅 비어 있다.
오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