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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경남공감 4/1 휠체어 타고 종횡무진하는 만능 스포츠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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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421회 작성일 15-04-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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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장애인 국가대표 정태영·조민경 부부

휠체어 타고 종횡무진하는 만능 스포츠 커플
장애 딛고 알콩달콩 제2인생 살아간다

  1.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다. 불의의 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고도 좌절하지 않고, 만능스포츠 선수로 거듭난 부부를 만났다. 정태영(45)·조민경(40) 부부다. 이들은 장애인 스포츠선수로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결혼 2년차 신혼부부다.


새벽 훈련이 만든 '휠체어 컬링' 금메달리스트
아직은 어두운 새벽 5시. 외출을 준비하는 부부의 손길이 바쁘다. 김해시 자택에서 목적지까지 자가용으로 4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몸이 불편한 두 사람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항상 서두른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창원서부스포츠센터 빙상장.
이른 아침 시간을 이용해 컬링 연습에 매진하는 부부는 지난해 1월 창단한 창원시립곰두리 휠체어 컬링팀에 합류한지 한 달 만에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올해 2월에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편 정태영씨는 지난 2007년 탄생한 도내 유일의 휠체어컬링팀 창단 멤버로서 경남팀을 국내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내 조민경씨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부산팀에서 경남팀으로 이적해 반드시 남녀 혼성이어야 하는 컬링 경기에 없어선 안 될 홍일점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경남휠체어컬링팀 김우진 감독은 "지역 스포츠센터를 대관하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전용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다른 시·도 팀에 맞서 이만한 선전을 보인 것은 두 사람의 의지와 노력의 결과"라며 칭찬한다.

장애 판정 받고 수영·요트 등 스포츠에 몰두
건설업에 종사하던 정씨는 지난 2000년 3월 지붕 보수작업을 하던 중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수술 후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보고 실의의 나날을 보낸 것도 잠시.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곧 현실을 받아들이고 재활치료와 운동에 몰두했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지난 2007년 컬링을 시작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조씨는 다치기 전 장외주식딜러, 투자상담사 등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지난 2003년 등산 도중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 장애 판정을 받은 후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갈 때 외에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3년 가까이 겪었다. 그러다 재활목적으로 찾은 수영장에서 부산 장애인 수영 감독의 눈에 띄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수영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인지 경기에서 매번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과 더불어 마음의 건강도 되찾았다. 수영선수를 은퇴한 지금도 남편과 함께 매일 수영장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결혼 후 독립… 집안일도 둘이서 '거뜬'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겨울 지인의 소개로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당시 부산 컬링팀 선수였던 조씨는 밤 10시가 돼야 연습에 들어갔고, 정씨는 조씨를 만나기 위해 창원 일정을 마치고 부산으로 이동해 새벽까지 경기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창원으로 돌아와 새벽 훈련에 임하느라 하루 세 시간도 제대로 못 잤다. 다섯 달을 그렇게 보내다 힘들다는 '핑계'로 이듬해 9월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사실은 가까이서 자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결혼 후 조씨의 어머니는 몸이 불편한 딸과 사위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 "집안일은 내가 다 해줄테니 들어와 살라"며 권유했지만, 부부는 김해시 장유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스스로의 힘으로, 때로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한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간단한 집안일과 요리 정도는 별 어려움 없이 해낸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 주고 싶다"
지난해 미국에 다녀온 부부는 "공항에서부터 시민의식의 차이를 느꼈다"며 장애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짚었다. "어딜 가든 휠체어를 탄 우리를 배려해 문을 잡아주고,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쇼핑몰도 장애인 주차 공간은 언제나 비어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착됐으면 합니다."
지난 2013년 전국 장애인 요트대회에서 우승하며 겨울에는 컬링, 여름에는 요트로 전국을 종횡무진하는 만능 스포츠 커플로 활약하고 있는 부부는 오는 2018 년 열릴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스포츠에 매진한다"고 말하면서도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동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이한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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